국립고궁박물원(國立故宮博物院)은 대만 타이베이시에 위치한 박물관이다.
중국에서 쓰는 간화자로는 国立故宫博物院이다.
그리고 중국에서 정체자를 사용해야 할 때에는 國立故宮博物院이라고 쓰는 게 원칙이다. (물론 원칙을 안 따르고 '宫'으로 적은 경우도 있긴 하지만...)
참고로 宮/宫에 들어 있는 呂/吕(음률 려)는 원래 전통적으로 서로 통용되던 이체자이다.
본래는 중화민국 베이핑(현 중국 베이징시) 고궁(자금성)에 있었으나 국공내전 시기인 1948년 장제스의 명령으로 그 유물 거의 대부분을 대만으로 실어와 타이중시 등지에 일시 보관하다가 1965년 11월 12일 타이베이에서 재개관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엄청난 양의 유물 때문에 가끔 세계 3대 박물관에 포함 된다는 말이 있긴 한데, 이건 일본에서 유행하는 세계 3대 떡밥중 하나로 실제론 그런 리스트는 없다.
사실 런던 대영박물관, 파리 루브르 박물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등 다른 세계적 박물관에 비하면 규모가 굉장히 작다.
여러 문명과 시대를 다루는 다른 박물관과는 다르게 중국 관련 유물만 있기도 하고...
중국에서는 "국립"(國立)이라는 칭호를 빼고 대륙의 고궁박물원과 구분하기 위해 타이베이 고궁박물원(台北故宫博物院)이라고 한다.
국공내전 직후 모든 시설을 국유화하였고 1950년대 초반 중화민국 시절에 붙인 국립이라는 글자를 일제히 떼어낸다.
이런 비슷한 사례로는 국립칭화대학이 있다.
대만에서는 주로 故宮이라는 약자로 많이 쓰인다.
배경지식 없이 한자만 보고 타이베이시에 있는 궁궐로 착각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남부분원은 故宮南院으로 쓴다.
다만 영어로 museum을 병기하기에 그리 헷갈리지는 않는다.
참고로 타이베이에는 왕조의 수도가 없었기 때문에 궁궐도 없다.
물론 유물의 본 소재지가 베이징 자금성이라서 고궁이라는 명칭을 다는 것이다.
궁(宮) 한자 때문에 헷갈릴 수 있지만 한국어에서 궁이 궁궐이란 뜻인 반면, 대만에서 宮은 주로 대만식 도교 사원을 뜻한다.
타이베이 시내 한복판에 있는 행천궁(行天宮)이나 타오위안에 있는 경복궁(景福宮) 모두 대만식 도교 사원이다.
2018년 기준 입장료는 성인은 NTD 350(약 12,000원), 대만 국적자는 NTD 150, 학생은 무료이다(대학생의 경우 국제학생증을 지참하면 입장료가 할인된다).
국공내전 당시에 장제스의 중국국민당이 패주하면서 베이징시의 자금성 고궁박물관에 있던 유물 중 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유물 29만 점을 비롯하여 전국 각지의 유물 60만 8,000점을 선발해서 가져갔다.
현재는 약 69만 7,000여점에 이른다.
그 때 명실록 홍격본과 자금성에 있던 사고전서 문연각본 역시 옮겨져 현재 국립고궁박물원에 소장 중이다.
그리고 중국사에서 중요한 문서들도 국립고궁박물원에 있다.
국내에는 일반적으로 2차 국공내전 후 자금성 고궁박물관에 있던 유물을 가져간 것으로만 알려져 있는데, 사실 상당 수 유물은 열하사변 시기에 일본군의 화북 침략으로 인한 유물 파괴와 약탈을 피하기 위해 난징시, 상하이시로 대피시킨 것이다.
이후 중일전쟁 전황에 따라 쓰촨성 오지에 분산 보관하고 있었다.
이 때의 유물 대피 과정은 눈물없이 들을 수 없는 스토리인데 홍콩 SCMP의 기사의 일러스트만 쭉 봐도 대략 이해할 수 있다.
종전과 동시에 유물들을 다시 난징시로 옮겼는데 이후 국공내전이 재발하면서 베이징시로 옮기는 계획을 연기했다가 오히려 베이징 함락 직전 자금성에 남아있던 유물들 중 중요 유물을 난징으로 들고 왔다.
이 유물들 중에서 값어치가 나가는 3,000여 상자만 추려서 난징에서 지룽시로 실어나른 것이 현재의 소장품이다.
서류상으로 고궁박물원 유물의 주인은 대만 정부가 아니라 중국국민당이다.
국부천대 당시 장제스가 총통 자격이 아니라 국민당 총재 자격으로 유물을 이송시켰기 때문이다.
당시 장제스는 총통직을 사임한 상태였기 때문에 총통이 아니었다. (물론 이 시기에도 대만의 실질적인 지도자는 장제스였다.)
장제스가 대만으로 쫓겨날 때 유물을 가져간 것은 무작정 '그냥 다 내꺼야!'하는 개인적 욕심 같은 건 아니었다.
위에서 장제스 본인의 발언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장제스는 중국 전통 문화에 애착이 많았다.
그래서 신문화운동부터 별로 좋지 않게 생각했고 모조리 뒤집자는 공산주의는 당연히 싫어할 수밖에 없었다.
중일전쟁의 급박함 속에서도 유물 먼저 챙겨서 온 것이나 훗날 중화문명부흥운동 등을 보면 중화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알 수 있다.
자이시에 있는 남부 분원 개장 이후, 타이베이에 있는 국립고궁박물원 전체를 재건축하자는 안건이 올라와 있다.
오래된 박물관이라 동선이 불편한데 동선을 개선하고 100만 점 이상도 최대한 상설 전시할 수 있게끔 유물 전시량을 크게 늘리는게 목적이다.
현재의 고궁박물원은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문화재 개수가 4만 점 정도인데, 최소 30만 점 이상을 상설 전시할 수 있게 타이베이 본원 규모를 10배 이상으로 키우려고 하고 있다.
중국국민당과 민주진보당 모두에서 대만인 민심 잡기에 이만한 물건이 없는지라 둘 다 긍정적이다.
2017년부터 공론화되었다.
타이베이 첩운 환상선 국립고궁박물원역이 개통될 때에 재건축 착공을 하는 것을 목표로 2021년 현재 사전 검토중이다.
2015년 12월 28일 남부 자이(嘉義)에 국립고궁박물원 남부 분원이 완공되었다.
대만 남북의 문화격차 해소가 목적이며, 위에서 서술되었듯 본원 공간 부족으로 수장고에서 잠자는 유물이 많으므로 순환전시를 해도 유물이 넘쳐난다.
남부 분원의 명칭은 故宮南院 亞洲藝術文化博物館(아시아 예술 문화 박물관)이며, 본원이 중화의 문화유산이 컨셉이라면 남부는 아시아권을 망라하는 유물전시를 하고 있다.
남부분원은 중국 유물뿐만 아니라, 테마에 따른 여러 나라의 유물을 함께 전시하고 있다.
건물크기에 비해 전시공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비교적 적고 아시아 불교 문화 등을 테마로 하고 있어 본원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초기에는 시범 개관을 한지 채 1주일도 안되어 건물에 비가 새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세계적인 박물관이지만 주변 지역이 산기슭이여서 타이베이 첩운과의 접근성은 별로 좋지 않다.
가장 쉽게 가는 방법은 타이베이 첩운 단수이신이선을 타고 스린역에서 내려서 버스로 환승하는 방법이다.
장제스 부부가 살던 스린관저가 근방에 있으며 관람 가능하다.
이런 버스들 중 거의 다수는 종점이 고궁박물원인 버스다.
타이베이 첩운 원후선 다즈역이나 젠난루역에서 버스를 타고 올 수도 있으나 배차간격이 좋지 않다.
더울 때는 정문까지 나갈 필요 없이 박물관 본관 지하 1층 출구 바로 앞에 정차하는 紅30, 小18(스린역), 棕20(젠난루역)번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시내에서 택시를 탈 경우 타이베이역을 기준으로 350~400NTD 정도 지불하면 갈 수 있다.
스린역에서 하차한 후 택시룰 타면 NTD130~150 정도에 입구로 갈 수 있다.
향후 순환선인 타이베이 첩운 환상선이 국립고궁박물원을 지날 예정이지만 현실은 시궁창. 최소 2025년에나 개통된다.
남부분원 홈페이지에 한국어 안내도 있으나 교통편에 대한 설명이 부실한 편이다.
남부 분원은 타이완 고속철도 자이(嘉義)역에서 버스나 택시로 접근 가능하며, 버스이용시 106번(4회), 166번(9회), 168번(4회) 버스로 한 정거장만 가면 되고 아니면 하루 10회 운행하는 무료셔틀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중간에 정차할 곳이 없어 한 정거장이지 4km 떨어져 있으니 걸어갈 생각 말자.
여기는 역도 박물관도 시내와는 엄청 떨어진 시골이다.
2020년 12월 25일부로 하루 11회 운행(주말은 30분 간격)하는 7212번 버스가 고속철도역에서 이 곳까지 연장운행하여 버스편이 편해졌는데, 이 버스가 유일하게 시내에 있는 일반철도 자이역까지 운행한다.
고속철도역에서 택시이용시 150~200NT$ 정도이다.
나올 때는 택시 이용이 좀 힘들고 실제 이용 가능한 버스는 이 곳에서 출발하는 7212번 버스와 무료셔틀버스이므로 두 버스의 시간표를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무료셔틀버스는 번호가 없어서 故宮南院 免費接駁라고 쓰여진 버스를 이용하면 되는데 대부분 시간대에 마이크로 버스가 투입되고 있으니 혼잡할 가능성이 있다.
고속철도 이용시 티켓을 제시하면 7212번의 경우 무료 이용이 가능하며, 박물관 하차객에 한해 무료 이용 혜택을 2023년 말까지 제공하고 있다.
참고로 7212번과 무료 셔틀버스는 박물관 본 앞에 내려주며, 나머지 버스는 박물관 입구 버스 승차장에서 내려주는데 건물 입구까지 거리가 은근 멀다.
대부분의 박물관과 마찬가지로 큰 가방과 음식, 음료는 가지고 들어갈 수가 없다.
빈 물통이라고 해도 물병은 절대 가지고 들어갈 수 없으므로 입장할때 미리 맡기자.
가방검사에서 물병이 발견되면 나가서 보관소에 맡기고 다시 들어가야 한다.
매표소 오른편에 물병만 무료로 보관해 주는 곳이 따로 있다.
백팩은 아주 작은 것이라도 반드시 보관해야하며, 크로스백 등은 괜찮다.
이는 많은 인파때문에 등에 맨 가방이 통행에 불편을 줄 수 있고 예술품들을 감상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짐은 매표소 옆에 있는 물품보관소에 맡긴다.
물품보관소는 대형마트에 있는 코인락커랑 유사하다.
짐을 보관할 때 10NT가 필요하며, 코인을 넣고 자물쇠를 잠구도록 되어있으며, 짐을 찾을때 반환된다.
잔돈이 없을 경우 물품보관소 앞 Information에서 친절하게 바꿔준다.
입장할 때 검표를 하고 금속탐지기를 지나간다.
박물관 소장품들을 카메라로 찍을 수는 있으나 카메라 플래시를 절대로 써선 안된다.
과거에는 완전 촬영금지 상태였던적도 있지만 지금은 플래시만 쓰지 않으면 사진 촬영을 저지하지 않으며, 전시품이 진열된 유리벽에도 과거의 사진촬영금지 스티커를 떼고 찍어도 된다는 스티커가 새로 붙어있다.
만약에 직원이 다가와서 뭔가 얘기할 경우, no flash라고 대답하면 괜찮다고 얘기하고 지나간다.
국보급 문화재나 중요 유물은 아예 사진 촬영을 금지하는 표시를 유물 제목 옆에 두기 때문에, 촬영금지 표시가 없으면 촬영해도 무방.
다만 2층 회화실은 대부분 촬영 금지니 포기하는 게 속 편하다.
한국어 팜플렛이 제공되며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 기기를 대여 가능해 유물 앞에 붙어있는 음성 해설 번호를 입력하면 해설을 들을 수가 있다.
입장권과는 별개의 요금을 지불해야 하지만 해설 내용이 매우 상세하며, 서혜정, 문선희를 비롯한 전문 성우들이 녹음해 퀄리티가 대단히 높다.
박물관을 제대로 즐기려면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 꼭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하도록 하자.
기타 유물 표제에는 한국어가 없이 중국어 정체/간체, 일본어, 영어만이 제공되어 다소 불편할 수 있다.
오디오가이드는 150NT이고, 대여 시 신분증을 맡겨야 한다. (여권뿐 아니라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도 된다.)
여담이지만 오디오가이드 터치스크린의 위, 아래 끝에서 스와이프를 하면 알 수 있는데 이거 iPod touch 뜯어서 만든거다 심지어 계산기와 시계 앱까지 구동이 가능하다!
금토일과 휴일 낮에는 절대로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여기 유물들은 앞에서 설명했듯 중화권 문화유산의 정수다.
즉 박물관 구경하러 들어갔다가 야시장마냥 우글우글하는 중국대륙 여행객들의 인파 물결과 소란함에 유물 구경도 제대로 못할 수 있다.
특히 유명한 박물품의 경우 이어진 줄 때문에 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박물관 구경을 제대로 하고 싶다면 평일, 그리고 가능하다면 오전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육형석이나 취옥백채를 편하게 보려면, 평일 오전에 도착하자마자 3층으로 직행하거나, 평일 3시 이후에 가는 것이 좋다.
오전 9시 오픈에 맞춰서 가도 조금 지나면 단체 여행객들이 시간차로 몰려오기 시작한다.
반대로, 금요일을 제외한 평일 기준으로 평일 오후 3시 지나서는 줄도 안서고 제법 한산하게 육형석이나 취옥백채를 보고 싶은 대로 볼 수 있다.
사실 막상 보면 대부분 이게 뭔가 싶어서 사진 한장 찍고 간다.
솔직히 전시 설명을 자세히 정독하지 않으면 그저 '사람들이 많이 보는 유물'에 불과하다.
중국인 관광객을 피해서 추천받는 관광 코스로는 보통 화요일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화요일에 가면 의외로 한산하고 조용하게 관람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남을 신경쓰고 조용하게 돌아다니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주로 화요일에 오기 때문에 더욱 조용.
상기한 이유로 인해 모든 전시실을 꼼꼼히 느긋하게 관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고로 고대 청동기 시대 및 명/청대의 유물이나 취옥백채 등을 위주로 알짜배기만 관람하고 나오거나, 그냥 아예 박물관 관람에만 하루 전체를 투자한다는 식으로 한나절 넘게 구경하거나 하는 것을 추천한다.
실제 가이드들도 6시간 정도 관람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하니 알아서 타겟을 정해서 갈 것.
전시관 안을 구경하다 보면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전시실이 상당히 많다.
예전에 설계되어 그런지 동선이 다소 중복되거나 움직임을 최소화 되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아 많이 걸어야 한다.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욕심 내서 너무 많이 보려고 하지 않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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